궁금해요(연구윤리FAQ)

“연구 주제를 찾는 좋은 방법이 있어요?”

작성일
2022-08-25 17:30
조회
1805
 

연구 주제 선정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논문 작성 기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한다.

 

“연구 주제를 정하는 게 어려워요.”


“연구 주제를 찾는 노하우가 있어요?”


 

그렇다고 연구 주제가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오르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은가.

 

현명한 쇼핑에도 시간과 품이 들듯이 연구 주제 선정에도 절대적인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는 점을 우선 인정하자. 그리고 다음의 단계별 연구 주제 찾는 법을 참고하여 충분한 경험을 쌓아보자.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연구 주제를 서둘러 찾겠다는 조급함은 잠시 접어두고 학술자료 탐험가가 되어 보자.

쇼핑할 때 매장에 진열된 물건을 구경하듯이 학술자료를 폭넓게 가볍게 둘러본다. 자신의 연구 분야나 관심 분야와 관련된 학술자료들(주로 소논문, 학위논문)의 제목과 키워드 위주로만 살펴보아도 충분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키워드들이 생기고 어느 정도 최신 연구 트렌드가 파악되기도 한다.

 

[2단계] ‘읽고 싶은 논문 폴더를 생성한 후 논문 PDF 파일을 모은다.

학술자료 탐험 또는 탐색의 과정에서 제목과 키워드를 중심으로 보다 보면 내용까지 궁금해지는 논문이 생길 것이다. 그때마다 논문을 바로 읽어봐도 되지만 학술자료 탐험에 집중하기 위해 논문 읽기는 잠시 보류해도 좋다.

서지사항을 메모해 두었다가 ‘읽고 싶은 논문 폴더를 생성한 후 논문 PDF파일을 모은다. 그리고 논문 한 편 한 편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빠른 속도로 훑어본다. 자신이 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논문은 별도로 ‘중요’ 표시를 해둔다. 이상의 1~2단계는 순차적이면서도 순환적이다.

 

[3단계] 주요 논문 리스트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이제는 논문을 한 편씩 정독하며 선행연구를 정리한다.

논문의 주요 내용과 자신만의 총평을 정리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때 논문에서 언급된 내용과 자신의 의견이 혼재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후에 자신이 논문을 쓸 때 인용하고 싶은 선행연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출처도 명확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연구 주제 선정을 위한 선행연구 정리는 체계적이고 가독성 있게 해야 다각도로 쓸모가 있다. 선행연구를 읽다 보면 어떤 방식으로 정리를 해 두는 것이 좋을지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는데 ‘공책에 자필로 메모하는 방식’, ‘논문 PDF 파일에 하이라이트 표시를 하면서 자신의 총평이나 궁금한 점 등을 메모장에 달아놓는 방식’, ‘엑셀 파일에 논문별 일련번호를 부여하면서 주요 내용과 느낀 점을 써 두는 방식’ 어느 것이든 가능하다.

 

이상의 1~3단계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다 보면 여러 선행연구 중에서도 유독 관심이 가거나 연구해 보고 싶은 주제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4단계] 자신의 연구에 다루어보고 싶은 키워드를 3~5개 정도로 압축해 본다.

자신의 관심 키워드와 중첩되는 선행연구를 심도 있게 분석하면서 범주화 작업을 해 본다.

 

<선행연구의 범주화 예시>

  •  시기별 : 지금까지의 연구 흐름을 시기별(연도별)로 분석한다.

  •  주제별 : 연구의 세부 주제들을 구분해 본다.

  •  관점별 : 유사한 주제임에도 연구자에 따라 시각이나 관점의 차이를 보이는지 그렇다면 어떤 것인지 있는지 살펴본다.

  •  연구방법론별 : 유사한 주제를 다룬 연구들에서 택한 연구방법론은 무엇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본다.


이상의 1~4단계를 거치면서 자신의 관심 주제에 대한 선행연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종합해 볼 수 있다.

 

[5단계] 선행연구에서 미처 다루어지지 않았거나 불충분해 보이는 연구의 빈틈을 찾아본다.

선행연구의 양적/질적 성과는 무엇인지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 공부하는 것으로만 그치면 진정한 자신의 논문 주제를 찾기 어렵다. 향후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자신만의 연구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 그리고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연구 제목(가제)으로 작성해 본다. 각 제목마다 어떤 내용으로 논의를 전개할 수 있을지 간략하게 목차까지 작성해 볼 수 있다면 연구 주제 찾기 과정은 상당히 진전된 것이다.

 

[6단계] 연구 주제를 최종적으로 선택한다.

아무리 좋아하고 쓰고 싶은 연구 주제여도 현실적인 상황, 자신의 역량을 고려한 후 최종 선택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자료 수집 자체가 쉽지 않다거나 자료 수집과 분석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가능성, 자신은 질적 연구를 하고 싶은데 양적 연구방법론이 더 적절한 연구 주제일 가능성 등 고려할 점이 적지 않다.

 

최종 결정이 쉽지 않을 때는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교수님, 선후배, 동료 등과 나누면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연구 주제인가’, ‘그 연구 주제와 연구방법론이 나에게 맞는가’, ‘정해진 기간 안에 현실적으로 논문 작성을 마칠 수 있는가’ 등 현실적인 문제 등도 충분히 검토한다.

 

이윤진 | 『논문 작성 연습』 저자, 안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