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중복게재] 중복게재는 왜 문제가 되는가?

중복게재
작성일
2017-05-30 17:12
조회
1258

[기획연재] 바람직한 연구윤리 문화 확립을 위한 기획 연재
"Q&A를 통한 중복게재 따라잡기"
중복게재는 왜 문제가 되는가?


 연구 혹은 학술 활동의 특성상 연구자 자신의 이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심화·확대된 후속 연구를 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발표 또는 공개된 자신의 중요한 아이디어나 연구 성과를 적절하게 출처를 밝히지 않고 다시 활용함으로써 마치 처음 제시하는 것처럼 한다는데 있다. 이렇게 되면, 그 연구 결과를 읽는 관련 연구자들이나 업적 평가자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업적으로 오해하여 그 연구자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할 수 없게 만든다.


 중복게재에 의해서 생겨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1)첫째, 학술지 편집자, 심사자의 입장에서 볼 때, 중복된 논문에 대해 심사함으로써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되며, 부족한 학술지의 지면을 차지함으로써 실릴 가치가 있는 새로운 다른 논문들(original articles)이 실릴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 또한 나중에 중복게재로 판명되었을 때, 학술지에 “이 논문은 중복게재임” 이라든지 “취소(retraction)” 등의 공지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둘째, 중복게재된 논문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읽지 않아도 되는 중복되는 내용을 읽음으로써 시간을 낭비하고, 중복된 내용을 마치 새로운 것으로 오해하여 후속 연구를 할 수도 있으며,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새로운 것임을 믿고 읽은 독자를 속이게 되어, 나중에 어딘가 다른 학술지에서 같은 내용을 보게 될 때 속았다는 느낌을 갖게 함은 물론 이것이 동료 연구자들을 불신하게 되는 이유로 연결될 수 있다. 셋째,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할 때 “이 논문은 다른 어느 곳에도 투고 내지 발표(게재)하지 않은 것”이라는 연구자의 서명을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인데, 중복게재는 바로 이러한 자신의 약속을 속이는 것이 된다. 특히, 최근의 e-mail 논문 투고 시스템에서는 연구자로 하여금 투고하는 논문 속에서 분석되었거나 제시된 정보와 관련된 논문을 첨부하도록 하여 혹 생길 수도 있는 저작권침해의 예방하고자 하는 데, 이러한 것을 정직하게 실천하지 않으면 역시 독자나 편집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정보의 반복, 과학적 증거의 과장된 인식으로 과학적 증거를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특히 메타분석 기법이 활용되었다면, 여러 가지 치료적 개입의 효과에 대하여 과장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질적인 평가를 왜곡하게 한다. 다섯째, 중복게재된 논문을 활용하여 연구자가 임용, 승진, 성과급 배분 등에 부당하게 활용한다면 공정한 게임을 해침으로써 경쟁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중복게재는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자신의 이전 저작물에 대해 적절하게 출처를 밝히지 않음으로써 마치 이전의 저작물과는 별개의 다른 새로운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독자나 학술지 편집자를 속이는 것이므로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은 다른 곳에 게재되지 않은 최초의 원본(original paper)이어야 한다는 독자와의 신뢰를 깨뜨리고 연구자의 연구 성과를 짧은 시간에 많이 이루려는 유혹에서 출발한 비윤리적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그러므로 중복게재는 학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정직하고 올바른 논문 투고 및 발표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마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충돌하여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것처럼 자신은 물론 독자 그리고 학술지 편집인에게 해로움을 가져다 준다.2)






1) F. Alfonso, J. Bermejo, J. Segovia, “Duplicate or Redundant Publication: Can we afford it?”, Rev Esp Cardiol, 58(5), 2005, pp. 601-604.
2)이인재, 『연구윤리의 이해와 실천』(서울:동문사, 2015), p. 278.


글 :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