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허위 인용도 찾아낼 수 있어요?”

작성일
2022-08-26 12:17
조회
881
최근 학계 전반에서 연구 윤리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표절 예방을 위한 자가점검도 강조되고 있다. 학술지 논문 투고나 학위논문 심사 전에 ‘논문 유사도 검사 결과지’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논문 유사도 검사는 자가점검과 자정 기능을 겸비하고 있다. 우선 필자가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서 다른 논문과의 유사도를 의식하게끔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또한 논문 제출 및 심사 전에 유사도 검사를 통해 논문 유사율과 유사하게 나온 부분을 직접 확인 후 수정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표절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한다. 이처럼 논문 유사도 검사는 연구 윤리 실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면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보여주는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논문 유사율 수치를 낮추려는 의도로 악의적인 방법이나 꼼수’를 동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A 씨의 사례)


  A 씨는 논문 유사도를 검사한 결과, 참고문헌에는 있으나 실제로 논문에는 인용되지 않은 자료를 발견했다. 해당 자료를 참고문헌에서 삭제하거나 해당 자료의 내용을 논문에 추가 인용하면 해결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A 씨는 단순히 유사율을 낮추기 위한 꼼수를 선택했다. 참고문헌에는 있는데 실제로 논문에 인용되지 않은 그 자료의 ‘출처’ 를 본문 어딘가에 인용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 그야말로 ‘가짜 인용’이다. 실제 인용하지도 않은 문장에다 인용한 것처럼 출처 표기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A 씨의 꼼수로 논문 유사율은 낮추었으나 이는 연구 윤리 실천의 기본이 되는 ‘자료 사용의 정직성’을 어긴 것이다. 유사도 검사 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한 연구 윤리 위반이다. 


 

(B 씨의 사례)


  B 씨는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유사율을 낮추기 위해 참고한 자료의 의미는 살리되 자신의 말로 모두 바꾸어 옮겼다. 이 과정에서 다른 자료에서 가져온 내용과 자신의 의견도 모호하게 섞이고, 실제 인용인지 인용이 아닌지도 불명확해졌다. 출처도 밝히지 않았다. 유사도 검사를 해 봤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B 씨는 유사도 검사의 한계를 악용했다. 다른 논문에서 가져온 내용에서 ‘표현을 동일하게’ 옮긴 것은 유사율에 반영되지만 말을 바꾸어 옮김으로써 ‘의미적으로만 유사한 부분’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알고 저지른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연구 윤리 위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유사도 검사 기술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논문 간에 ‘의미적으로 유사한 부분’까지도 찾아내고 인용의 진위 여부를 가려주는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C 씨의 사례)


  C 씨의 논문 유사율 수치는 10% 이하로 그리 높지 않게 나왔다. 그런데 유사도 검사 ‘상세보기’를 통해 논문에 인용된 부분의 출처를 1:1로 꼼꼼히 살펴보니 인용 표시가 부정확한 부분이 꽤 있었다.


  다른 자료에서 내용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빌려왔음에도 ‘간접인용’의 형식을 취했고 서지정보를 ‘저자, 연도’만 밝혔다. 이러한 경우 ‘직접인용’을 해야 하고 특정 페이지에서 가져온 내용이 분명하다면 ‘저자, 연도, 면수’까지 표시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상으로 A~C 씨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논문 유사도 검사는 표절을 피하기 위한 도구이자 보조수단일 뿐 검사 결과 자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연구 윤리 실천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연구자 본인이 져야 하고 연구자의 양심이 전제된다.

유사율이 낮다고 해서 방심하지 말고 ‘상세보기’ 결과를 보며 인용이 적절하게 되었는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유사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염려하지 말고 ‘상세보기’ 결과를 통해 그 원인을 찾고 옳은 방식으로 수정 사항을 반영하면 된다. 불필요한 인용은 없었는지, 허위 인용은 들어가지 않았는지 논문을 제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하자.

 

 


연구 윤리 강화를 위해 ㈜무하유에서 수행 중인 연구입니다.


<인용의 유효성 검증>


 


■ 본문 속에 ‘출처 표시’ 되어 있는 것이 실제로 해당 자료 원문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딥러닝 기반 기술.


■ 논문 간에 ‘표현적으로 일치’하는 부분, ‘의미적으로 유사한 부분’을 토대로 인용의 진위 여부 즉 인용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기술


 




 이윤진 | 『논문 작성 연습』 저자, 안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