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타인의 글을 내 방식으로 말바꿔쓰기나 요약을 해도 표절인가?

작성일
2017-05-30 10:21
조회
5577

[기획연재] 바람직한 연구윤리 문화 확립을 위한 기획 연재
“Q&A를 통한 표절 따라잡기”
타인의 글을 내 방식으로 말바꿔쓰기나 요약을 해도 표절인가?



 학술적 글쓰기에서 연구자는 자신의 견해나 결론을 뒷받침하거나 반론을 전개하기 위해 타인의 아이디어나 주장 또는 연구 성과를 활용할 수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물 속에 있는 텍스트를 직접인용할 수도 있고 간접인용할 수도 있다. 직접인용은 타인이 쓴 글을 연구자가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져다 활용하는 것이라면, 간접인용은 타인이 쓴 글을 읽고 타인의 관점이나 핵심 주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연구자 자신의 글쓰는 방식으로 바꿔쓰는 것을 말한다. 말바꿔쓰기(paraphrasing)와 요약(summarizing)은 간접인용을 할 때 쓰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연구자는 학술적 글쓰기를 할 때 타인이 작성한 텍스트를 원문 그대로가 아닌 자신의 표현 방식으로 풀어쓸 수 있는데, 이를 paraphrasing, 즉 말바꿔쓰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말바꿔쓰기는 한 텍스트나 문단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 의미는 유지하되, 다른 단어를 활용하여 다시 진술하는 것을 말한다. 즉, 동일한 정보를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약은 타인의 논문이나 책에 있는 내용을 연구자 자신의 표현으로 짧게 간추린 것을 말한다. 통상 말바꿔쓰기는 원문의 분량과 비슷하게 다시 진술하기 때문에 요약보다는 분량이 더 많다.


 그런데 말바꿔쓰기와 요약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종종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타인의 글을 가져다 활용하였지만, 연구자 자신의 글쓰기 방식으로 바꾼 것이기 때문에 출처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연구자는 원문의 의미가 변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문의 몇 몇 단어를 바꾸거나 글의 순서를 바꾸어서 표현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이때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이른바 ‘말바꿔쓰기 표절’에 해당된다.1) 말바꿔쓰기 표절이란 타인이 쓴 원문을 그대로 가져다 활용하지 않고 연구자 자신만의 표현으로 바꿀 수 있는데, 원문의 핵심 아이디어나 논지가 남아있음에도 출처를 밝히지 않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자신의 논지 전개의 필요에 맞춰 타인의 글을 말바꿔쓰기(핵심 단어나 글의 순서를 바꿈)를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어야 한다. 활용한 타인의 글 속에 있는 핵심 단어 몇 개나 문장의 순서를 바꾸었지만,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면 이는 표절로부터 벗어나는데 충분하지 않다. 또한 연구자가 말바꿔쓰기를 할 때는 원문의 개성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언어나 리듬을 피해야 한다.






1)이인재, 『연구윤리의 이해와 실천』(서울: 동문사, 2015), p. 248.

글 :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