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출처/인용] 출처표시를 정확하게 하지 않아도 표절인가?

출처인용
작성일
2017-05-30 12:34
조회
2394

[기획연재] 바람직한 연구윤리 문화 확립을 위한 기획 연재
“Q&A를 통한 표절 따라잡기”
포괄적, 개괄적으로 출처표시를 해도 표절이 아닌가?


포괄적·개괄적인 출처표시란 인용한 내용에 대해 일일이 출처표시를 하지 않고 저작물의 머리말이나 장, 절의 제목 부분 등에 출처표시를 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말하면 연구자가 자신의 저작물에서 상당히 많은 타인의 저작물을 직접 혹은 간접인용을 하면서도 인용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당 페이지를 표시하지 않고 머리말이나 본문의 목차 등에서 타인의 것을 활용하였다는 점을 두루뭉술하게 밝히는 경우를 말한다.1)


포괄적·개괄적인 출처표시는 활용한 타인의 저작물에 대해 머리말이나 논문의 첫 부분에서 언급을 함으로써 진정한 원저작자를 숨긴 채 자신의 것처럼 제시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본문에서 활용한 부분마다 구체적으로 출처를 표시하는 방법과 비교해 볼 때, 충실한 출처표시라고 보기 힘들다. 이 경우, 특히 직접인용하고 있는 경우, 어디까지가 원저자의 것이고 어디까지가 연구자 자신의 것인지가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어떤 독창적이고도 중요한 개념이나 연구 내용이 누구의 것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혼란을 준다.


남형두 교수는 학술적 저술의 본문에서 출처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서문에다 특정 저술에 의존했다고 개괄적으로 출처표시를 했다고 해도 이는 인용의 목적과 출처표시 기능에 비추어볼 때 올바른 출처표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2) 그는 자신의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서울행정법원의 ‘예술철학 사건 판결(2004)’을 제시하고 있다. 즉, “본문에서 각주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출처표시를 하는 대신, 머리말에서 피인용저서를 참고했다고 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말 그대로 단순히 참고만 하여 자신의 저서를 저술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은 표절 인정의 근거”가 된다는 판결은 인용 목적을 제대로 파악한 지극히 타당한 결론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포괄적·개괄적 출처표시를 “학은(學恩)형 출처표시”라고 비판적 의미로 명명하면서 이러한 출처표시 방식의 정도가 심해지면 “000 스승의 학은(學恩)에 힘입은 바 크다”와 같이 책의 서문에 피인용저서의 저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것만으로도 올바른 출처표시의 의무를 다한 것처럼 간주될 수 있는 맹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3)


학술 논문이나 저서를 쓸 때 인용한 타인의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출처표기를 정확히 함으로써 타인의 것과 연구자 자신의 것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글쓰기임을 고려할 때, 타인의 고유한 표현이나 글쓰기 방식을 연구자의 것으로 오해케 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연구자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포괄적·개괄적인 출처표시 보다는 활용한 부분에 구체적으로 출처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이인재, 『연구윤리의 이해와 실천』(서울: 동문사, 2015), p. 247.
2) 남형두, 『표절론』(서울: 현암사, 2015), p. 320.
3) 위의 책, pp. 321-324.

글 :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