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중복게재] 자신의 이전 저작물이나 연구 결과는 다시 사용해서는 안되는가?

중복게재
작성일
2017-05-30 17:07
조회
1742

[기획연재] 바람직한 연구윤리 문화 확립을 위한 기획 연재
"Q&A를 통한 중복게재 따라잡기"
자신의 이전 저작물이나 연구 결과는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되는가?


 먼저 결론적으로 말하면, 연구자는 자신의 이전 저작물에 있는 중요한 아이디어나 데이터 또는 연구방법론이나 해석 등을 이후의 저작물에서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출처를 정확하게 제시함으로써 활용된 내용이 처음이 아니라 이미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학술적 글쓰기와 출판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는 잉겔핑거 규칙(the Ingelfinger rule)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다른 학술지든 매체든 어딘가(elsewhere)에 이미 출판된 연구 결과를 다시 출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1969년 잉겔핑거(Franz J. Ingelfinger)가 처음으로 주창한 이래 수많은 학술지에서 이 규칙을 따르고 있다.1) 이 규칙은 후에 한 논문이 동료심사를 거쳐 출판되기까지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를테면 연구 성과를 공표하기 전에 먼저 어떤 주장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를 항상 확인하여야 한다는 점, 한 연구성과가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에 그것을 대중매체에 먼저 발표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점, 그리고 연구자가 부당하게 자신의 연구 업적을 부풀리기 위해 중복출판(double publication)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견본 인쇄물을 만든 학술지들(preprint servers)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늘날 이 규칙을 다소 느슨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연구자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 대해 그것은 뭔가 새롭고도(fresh) 의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즉, 이미 어딘가에 발표된 것을 다시 반복하여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국내·외의 거의 모든 학술지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곳에 먼저 게재되지 않을 내용을 처음으로 게재한다는 출판 정책(publication policy)을 정해 실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학술지 논문에 대한 기대 또는 믿음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어딘가에 게재한 내용을 다시 활용하면서 적절하게 출처를 밝히지 않아 마치 처음 게재하는 것처럼 중복게재를 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동료 연구자와 대중을 속이는 것이다. 이는 연구윤리의 중요한 영역인 출판윤리를 위반하는 것임은 물론 저작권 침해에 해당될 수도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자신의 이전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후속 논문을 작성하고자 할 때 활용한 부분에 대해 반드시 정확하게 출처를 밝혀야 한다. 특히, 이미 게재한 자신의 연구 결과와 중복되는 내용이 포함된 논문을 작성하여 투고하고자 할 때에는 해당 학술지 편집자에게 관련 사항에 대하여 충분한 정보를 주고, 출판 여부에 대해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한 연구자의 자세이다.







1) https://en.wikipedia.org/wiki/Ingelfinger_rule

글 :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