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학술지 논문의 단순 요약본을 학위논문으로 받지 않겠다는 정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학술지 논문 요약본을 학위논문으로 제출하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 문제가 되어 이를 지양하는 추세로 바뀌어가는 것인가?

 최근 학문 분야에 따라서는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할 수 있는 자격 요소 중의 하나로 국내·외의 전문 학술지에 논문을 최소한 1-2편 이상을 게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게재한 몇 편의 학술지 논문을 엮어 학위논문으로 제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학위논문의 가치를 새로운 연구의 주제나 내용에 두기보다는 장차 전문 연구자로서의 연구 및 글쓰기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비중을 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학술지 논문의 단순 요약본을 학위논문으로 제출하는 것을 지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학위논문이 연구자 자신의 이전 연구 성과를 단순히 모아 놓은 것으로 그치지 않고 최소한 새롭고도 학술적 가치를 담은 내용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설령, 학위논문에 대한 심사를 받기 위해 먼저 전문 학술지에 게재된 몇 편의 논문이 있어야 하며, 이를 모아 학위논문으로 제출할 수 있다고 해도, 학위논문 속에는 뭔가 독창적이고 가치있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선행 연구에 대한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 의한 재해석, 새로운 가설이나 샘플의 추가, 연구 방법의 다양화 등을 통해 이미 발표된 내용과 학술적으로 차이가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서도 학술지에 이미 게재된 내용을 학위논문에서 재활용할 때에는 그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 반드시 출처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글 :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