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저자표시] 미성년 자녀의 공저자 표시 문제_②미성년자녀는 저자가 될 수 있는가?

작성일
2018-07-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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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논문에 미성년 자녀가 공저자로 표시되는 것이 문제가 될까? ?

 

2. 미성년 자녀(중·고등학생)는 학술 논문의 저자가 될 수 있는가?

나이가 어린 중·고등학생이라고 해서 또는 교수의 자녀라고 해서 학술 논문의 공동 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 논문 저자로서의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역할을 하였으면 그 논문의 저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연구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연구에서 저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기여나 공헌을 제대로 하지 않고도 저자가 되는 경우이다. 교육부나 각 대학의 연구윤리 지침을 보면, 부당한 저자표시는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하여 공헌 또는 기여를 한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저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공헌 또는 기여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인데, 이는 연구부정행위 중의 하나로 규정되고 있다.

물론 저자로서의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역할’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각 학문 분야별로 통일된 잣대가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저자 관련 분쟁(authorship disputes)이 빈번하게 일어나곤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저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을 저자로 올리거나 저자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사람을 저자에서 제외’하는 것이 연구자에게 공정한 업적 배분이 아니라는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2017년 말 언론을 통해 제기되어 현재 우리나라 연구윤리 분야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교수 논문에 미성년 자녀의 공저자 문제’는 공동 저자가 교수의 중·고등학생 자녀이기 때문이 아니라 과연 중·고등학생이 해당 논문에서 저자로서의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역할을 했느냐에 있다. 그러므로 비록 나이가 어리고 연구 경험이 다른 전문 연구자에 비해 일천할지라도 저자로서의 자격에 해당되는 역할을 실질적으로 하였다면 저자로 등재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자가 될 수 있는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학문 분야별로 논문의 저자가 될 수 있는 자격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1) 최소한 해당 연구의 참신한 아이디어 제공 또는 연구의 설계, 2) 실험, 관찰, 설문조사 및 인터뷰 등을 통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및 해석, 3) 논문 초고 작성 또는 이에 대하여 학술적으로 가치있는 코멘트, 4) 투고 논문에 대한 승인 5) 해당 논문의 객관성과 진실성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데 동의 등과 같은 여러 요인들 중 적어도 1-2개 이상의 요건 등을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교수의 미성년 자녀가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아 독서량이 많았다든지, 관련 분야의 국제 올림피아 대회에서 입상하였다든지, 실험실에 나와 대학원 학생들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실험을 관찰하고 실험도구나 실험실을 청소하였다든지, 영어 글씨기에 능통하여 연구 관련 내용이나 초록 번역에 기여하였다든지와 같은 역할이 있어 공저자로 표시되었다면 이는 청소년으로서 해당 연구에 저자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더구나 중·고등학생이 실제로 연구를 설계하고 실험을 주도적으로 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 관련 연구(실험)노트나 기록이 없다면 이를 청소년이 했다고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의 실태 조사에서 자녀를 공동 저자로 올린 교수가 속한 각 대학에서는 저자자격(authorship)에 대한 국내·외의 보편적인 가이드라인과 해당 연구 분야의 합리적인 기준에 근거하여 공정하게 검증을 하여야 한다. 만일 교수의 미성년 자녀가 해당 논문에서 저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그 자녀가 대학 입시 등에서 이익을 받도록 하기 위해 저자로 올려졌다면 이는 부당한 저자표시에 해당된다.

글 : 이 인 재(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