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중복게재] 학위논문을 활용한 학술지 논문을 발표, 어떻게 해야 중복게재가 되지 않나요?

중복게재
작성일
2017-06-02 11:51
조회
19998

[기획연재]바람직한 연구윤리 문화 확립을 위한 기획 연재
“표절과 중복게재 Q/A 및 사례 분석”


석/박사 학위 논문을 쓴 후, 이것을 활용하여 학술지 논문으로 발표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해야 중복게재가 되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중복게재는 학술지 논문 간에 적용되는 것으로 석/박사 학위 논문의 학술지 논문으로의 출판은 대부분의 학문 분야에서 허용하고 있다. 석/박사 학위 논문은 학생이 전문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한 학습의 단계로서 전문 연구자가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학술지 논문과는 성격이 다르며, 논문의 독자군 또한 구별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서 학위논문과 학술지 논문 간의 재출판 또는 연구 결과의 재사용에 대해서는 중복게재라고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석/박사 과정 중에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여 제출한 학위논문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많이 읽혀지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학위논문을 제출하고 난 후,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단행본이나 전문 학술지에 학위논문을 요약 내지 발췌하여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였다. 이때에는 학위논문을 학술지 논문으로 발표하는 행위는 매우 장려되었던 것이다.


 석/박사학위 논문에 있는 내용의 일부나 전부를 활용하여 학술지에 투고하고자 할 때, 적절히 출처를 밝히면 중복게재가 아니다. 물론 박사학위 논문을 공식 출판된 것으로 보지 않은 경우라면, 출처표시 없이 학술지에 게재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학위논문을 공식 출판물로 보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학문 분야별로 견해 차이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어느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의 학술 논문의 출판 환경을 고려해 보면, 과거에 비해 학위논문을 인지하고 접근하기가 훨씬 용이한 인터넷 시대에 학위논문의 단순 요약이나 발췌를 통한 학술지 논문으로의 게재는 큰 의의가 없다. 또한 자신의 이전 저작물의 정당한 재사용이라는 연구윤리의 원칙을 고려할 때, 학위논문에 있는 내용을 활용할 때 이미 발표되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외 학술지에서는 “본 논문은 OOO의 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명기하도록 요구하고 있거나 학위논문의 단순한 요약은 학술지 논문으로 투고조차 못하게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학술지에 논문으로 투고하기 전에 반드시 학위논문의 학술지 논문으로의 전환과 관련한 해당 학술지의 출판 가이드라인을 확인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석/박사 학위 논문의 내용을 활용하여 학술지 논문을 발표하고자 할 때, 인용된 부분에 대해서는 출처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급적 학위논문보다 더 발전된 내용이 추가되어 학위논문과 차별화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학위논문의 내용을 좀 더 발전시켜 별개의 논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변인, 데이터, 해석 및 논점이 있도록 하여야 중복게재에 해당되지 않는다. 당연히 이때에도 학위논문과 겹치는 학술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출처를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아무리 출처를 정확히 밝히고 활용하지만, 후속의 학술지 논문이 학위논문의 내용을 요약 내지 거의 그대로 다시 활용하는 수준이라면(학술지마다 학위논문의 재활용에 대한 허용 기준이나 범위가 다르므로 투고 전에 이를 확인하여야 함.) 이전 연구에 비해 학술적으로 가치있는 차이를 기대하는 독자의 바램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출판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글 :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