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연구윤리FAQ)

“참고문헌은 많을수록 좋아요?”

작성일
2022-08-26 11:01
조회
1320

“본문에는 인용되었는데 참고문헌 목록에는 누락된 것이 있으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에는 있는데 본문에서는 한 번도 인용되지 않은 자료가 있습니다. 참고문헌에 잘못 반영된 것인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학술지 논문 투고 후 어느 심사위원으로부터 받은 심사의견 중 일부였다. 그 순간 더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민망함과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다행히 논문 최종 게재 시에는 본문 인용과 참고문헌의 출처를 꼼꼼히 교차 검토한 것이 반영되었다.

그때의 경험을 계기로 논문을 제출하기 바로 직전까지 인용과 참고문헌을 교차 검토하는 습관이 생겼다. 아무리 초보 연구자 시절의 일이라지만 간과하기 쉬운 잘못이었음을 깨우쳐 준 익명의 심사위원께 감사하고 있다.

실제로는 논문을 수정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초고에서 인용했던 내용들이 빠지고 더 적절한 자료를 뒤늦게 발견하여 추가 인용하는 일은 종종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본문 인용과 참고문헌의 출처가 불일치하게 되어 버리는 일이 의도치 않게 생긴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논문의 내용 수정에 집중하느라 본문 인용과 참고문헌을 교차 검토하지 못했어요.”라고 변명할 수는 없지 않은가.

본문 인용과 참고문헌의 불일치 문제를 단순한 실수로 간주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 윤리의 측면에서 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까?

논문에서 ‘출처 표시’가 이루어지는 곳은 크게 두 곳(주석, 참고문헌)이고 여기에 표시된 출처는 완전히 일치해야 한다. 즉 본문에 있는 주석(주로 인용이 있는 곳)과 참고문헌 목록에 있는 자료가 상이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를 다음의 두 가지 문제에 주목해서 알아보자.

 

1) 본문에는 인용되었으나 해당 자료가 참고문헌 목록에 누락된 경우의 문제

참고문헌은 논문에서 참고한 모든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목록이다. 이는 다음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참고문헌에 제시된 자료 이외에 다른 자료는 이 논문에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인용했으나 참고문헌 목록에 그 자료를 빠뜨렸다면 이는 자료 사용의 정직성과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한 것이다. 즉 연구윤리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음을 방증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참고문헌에서 논문에서 참고한 모든 자료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직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이유다.

2) 참고문헌에만 있고 해당 자료가 본문에서 전혀 인용되지 않은 경우의 문제

참고문헌 목록은 매우 풍성한 데 반해 실제 논문 내용은 이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는 논문이 있다. 심지어 이런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 논문의 전체 분량에 비해 참고문헌이 왜 이렇게 많지? 이걸 제대로 읽고 논문에 반영했을까?”

한 편의 논문을 작성할 때 적절한 자료들을 최대한 충분히 참고하고 활용할수록 좋은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논문에 인용되지 않은 자료까지 참고문헌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 자료 사용에 대한 정직한 태도를 견지하지 못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목록을 더 근사하게 보이기 위해 실제로는 참고하지 않은 자료까지 의도적으로 반영했다면 이는 연구윤리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논문 내용을 수정하는 최종 단계에서 인용 부분을 삭제했는데 ‘실수로’ 이를 놓쳐버려서 참고문헌에 해당 자료가 남아있었어요.”

위와 같은 해명도 논문이 출간된 후에는 소용이 없다. 즉 고의성 여부에 관계 없이 참고문헌을 부풀려 작성하는 행위는 “자신의 논문을 학술적으로 더 가치 있어 보이게 하고 해당 선행연구의 권위에 조금이라도 기대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연구 윤리 강화를 위해 ㈜무하유에서 수행 중인 연구입니다.


<인용과 참고문헌 간 적합성 검증>


 


■ 전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준 양식(APA, Chicago, MLA Style)에 따라 주석(본문 인용)과 참고문헌에 출처가 맞게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기술

■ 참고문헌 목록에 있는 자료의 정보가 주석(본문 인용)에도 반영되어 있는지 교차 검토하여 확인하는 기술

 




 이윤진 | 『논문 작성 연습』 저자, 안양대 교수